사돈지간정천과 관악산의 (路邊 情談)
한양성 동대문 밖 서초고을에 술을 너무나 좋아하는 정천 이라는 사람이
역시 호주가로 소문난 과천고을 관악산 이라는 사람과 사돈을 맺었다.
두 사돈은 모두 애주가인지 호주가 인지 암튼 술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추수를 마친 늦가을에 정천과 관악산 두 사돈은 각기 용돈 마련을 위하여
장날에 곡식을 소등에 싣고 강남 나룻터장터로 향했다.
때마침 양쪽 사돈이 소등에 곡식을 싣고 장터로 가다가 만났다. "
에구 사돈..오랫만이구랴.."
우리 오랫만에 만났는데 얼른 일보구 한잔 합시다!
그럽시다....음 오늘 좋은날인겨 히히히
정천입니다.
두 사돈은 소에 싣고 간 곡식을 모두 팔고서 약속대로
주막집으로 갔다. 일찌기 두사람을 익히 아는 주모 묘광월이
이것저것 안주와 술을 차라구 묘광월내 쌈밥집 주막에
써빙보는 샥시 견덕화 하구 황진이가
콧소리와 애교로 베베 몸을 꼬며 안주는 주는대로 거덜을내가며매상을 올리구
정천과 관악산 두 사돈을 살살 녹이는 통에
두 사람은 그날 장에서 물건 판돈을 모두 마시고 팁 주는데는데 썼고.
정천네소.. .관악산의 소
원래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인지라 소는
묘광월네 쌈밥집 주막 마당에 매어놓고 밤이 깊도록 마셔서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하게 되었다. 곁에서 술시중들던 샥시 황진이와 견덕화가.. 엥??
암튼 술값 등등..을 다 받아 지들두 이스리에
코가 삐둘어져 먼저 들어가 길게 누웠구
그믐밤이라 달도 없고 깜깜한 밤인데,
술은 정신없이 마셔서 두 사돈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니,
주막집 주모 묘광월이 두사람의 몸을 부추겨서
마당에 매어놓은 소에 태워서 떠나보낸다는
것이 그만 두 사람의 소를 바꿔 태우고 말았다.
그럴줄 알았지만....히히히
그믐 밤이라 칠흑같이 어두우니 사방을 분간할 수가 없었다.
소는 어두워도 자기가 자주 다니던 길이라 잘간다...
정천의 소가 방울소리를 내며 제집 마당으로 당도해서 외양간 앞에 섰다.
안방에서 불을 끄고 영감을 기다리며 졸고 있던 정천의 마누라 대지화가
소 방울소리에 눈을 부비며 나가서 술이 몹시 취한 사돈영감 관악산을
잠이 덜깨 제 영감 정천인지 알고는 부추겨서
안방에 옷을 벗기고 뉘 었다.
그리고 마누라도 옷을 벗고 옆에서 잠이 들었다.
새벽이 되자 마누라 대지화는 영감 해장국을 끓여주려고
일찍 일어나서 부엌에 나가고, 관악산영감은 속이 쓰리고
아파 잠에서 깨어 소변을 보려고 일어나 천정을보니, 자기 집이 아니었다.
깜짝 놀란 관악산넝감이 급히 옷을 입고 밖으로 몰래 허둥대며 빠져나왔다.
마당쇠 보강이
어?? 우리 쥔집 사돈 영감인데....??
관악산은 필름이 끊어졌는지 어제일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날이 밝아오자 정천 사돈집이라는 것을 알고는
줄행랑을 처서 자기 집으로 돌아와 방문앞에 앉아 숨을 허덕이는데
착하기만한 마누라 지명화 가 부엌에서 나오며 하는 말이 “
술이 아직도 덜 깼소? 왜 자다 말고 어디 갔다 오는 계요?
”하고 물으니 관악산영감하는 말이 “어제 밤 별일 없었소?”라고 하더란다.
마누라 지명화가 하는말이 전엔 안그러시더니 당신도 늙었나보우.
밤새 껴안는 통에 좋았지만서두 숨막혀 혼났수 요런다..!
" 엥?? 숨막히게 껴안아?? 에효~~!!
말을할수도없구 끙~~!!"
한편 그 사돈 정천도 새벽에 줄 행랑을 친 모양이다.
새벽별이 지기전에 집에 당도한 정천이 숨을 몰아쉬고
쪽 마루에 걸터 앉아 있는데
부엌에서 정천의 마누라 뚱땡이? 대지화가 나오며
하는말이 에구 ~~~!!
영감 이제는 술 버릇도 바뀄구랴..!
전에는 안그러더니 어제 밤엔 내 앞 가슴은 왜 그리 더듬으슈?
밤새 좋았지만 아파서 혼났수......호호호
요런다..!
엥~~? 앞 가슴??
이넘의 사돈 관악산이 내 마누라 앞 가슴을?
그것도 아푸도록 밤새?? 으휴~~~!!
남정네들 술.. 조심들 합시다.
어?? 눈팅하구 그냥가다 저 꼴이구만
쌤통이다!! 조심들햐..!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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