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미난 이야기..

남편의 고무장갑

문수산 아래 2011. 9. 20. 08:39



 

   

 
  

 

 

남편의 고무장갑

 

 

 

어느 한가한 주말이었습니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대형할인점에 장을 보러 갈 때면

나는 으레 한 가지 물건에 시선이 머뭅니다.

 

그건 값 비싼 가전제품도, 자동차 용품도 아닌 빨간 고무장갑입니다.

 

"여보 이것 좀 봐!......."

"또 고무장갑? 제발 그만 좀 해요."

 

아내는 고무장갑만 보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지만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진열대의 고무장갑을

몽땅이라도 사고 싶은 심정을 억누를 길이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물에 살짝 살얼음이 끼는 초겨울부터

어머니의 손은 검붉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깊어갈수록 거북이등처럼 쩍쩍 갈라졌습니다.

 

그 시절 우리집은 야채 가게를 했는데

겨울장사 중 제일 잘 팔리는 것이 콩나물과 두부였습니다.

 

콩나물과 두부를 얼지 않게 보관하려면

콩나물은 헌 옷가지를 여러겹 두르면 되지만

두부는 큰 통에 물을 가득 붓고 그 속에 넣어 둬야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윗물은 꽁꽁 얼어도 밑은 얼지 않아서

두부를 오래두고 팔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얼음을 깨고 맨손으로

두부를 건져내야 했습니다.

 

"으...시리다...시려."

 

쩍쩍 갈라진 상처사이로 얼음물이 스며 쓰리고 아팠을때

어머니, 그때 고무장갑 한 켤레만 있었더라면

어머니의 손이 아내처럼 고왔을 텐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고무장갑만 보면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는 못난 아들은 오늘도 아내 몰래

고무장갑 한 켤레를 쇼핑수레에 담고 말았습니다.

 

"이이가, 기어이..."

 이쯤대면 아내도 더는 말릴 수 없다는 듯이 말합니다.

 

"당신 이러다 고무장갑 장수 되겠수."

 고무장갑은 제게 가난 했던 시절의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퐁당퐁당 하늘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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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 안기고 싶다

내 어머니의  따사했던 품에

두 팔로 감싸 안으며 등을 토닥거려 주시겠지

 

랑한다 내 딸아 하시며

내 얼굴을 감싸 안아 주시겠지

 

아~

어머님이 보고싶다

내 어머님의 품으로 달려가 울고 싶다

평생을 그리워하는 내 어머님의 품에서.-이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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