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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철학

문수산 아래 2010. 12. 24. 02:54

산의 철학

   

 

 

사람들은 왜 산에 올라가는가?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일에 지쳤을 때, 정신이 피곤할 때, 인생의 고독을 느낄 때, 삶이 매말랐을 때 우리는 산을 찾아가야 한다.
산의 정기, 산의 빛, 산의 침묵, 산의 음성, 산의 향기는 우리의 심정에 새로운 활력소와 생명의 건강성을 줄 것이다.

 

 

◆ 인생이 우울해지면 산으로 가는 것이 좋다.  

 

(1) 봄의 산은 연한 초록빛의 옷을 입고 "수줍은 처녀처럼" 우리를 부른다.
(2) 여름의 산은 풍성한 옷차림으로 "힘있게" 우리를 유혹한다.
(3) 가을의 산은 단풍으로 성장하고 "화사하게" 우리를 초대한다.
(4) 겨울의 산은 순백한 옷차림으로 "깨끗하게" 단장하고 우리에게 "맑은 미소"를 던진다. 

 

 

◆ 우리는 산한테서 무엇을 배워야 하나?  

 

(1) 산은 침묵의 덕(德)을 가르친다. 
산은 침묵의 천재다. 우리는 산속을 거닐면서 떠들 필요가 없다. 

  

 

(2) 산은 장엄미(莊嚴美)를 가르친다. 
산은 "장엄미"의 상징이다. 산은 높을수록 장엄하다.
우리는 왜 높은 산에 오르기를 좋아하는가? 산을 정복하는 "승리의 쾌감'을 위해서다.
또 멀리 바라보는 시원한 "전망의 기쁨"을 갖기 위해서다.

   

 

(3) 조화의 진리를 가르친다. 
산 속에서는 모든 것이 다 제자리에 저답게 놓여있다. 하나도 부자연한 것이 없다. 자연은 곧 조화요, 조화는 곧 美다. 인간의 행동에는 부자연과 부조화가 많지만, 자연은 조화 아닌 것이 없다. 우리는 산에서 질서의 정신과, 조화의 진리를 배우고 터득한다. 
   

 

 

(4) 진실의 덕을 배운다. 
산 속에서는 모든 것이 말할 수 없이 소박하고 단순하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고, 가식이 없는 세계다. 꾸밈이 없고 허영이 없다. 자연은 인간을 속이지 않는다.

     

 

(5) 산에는 우정(友情)이 있다. 
산처럼 인간과 인간을 가깝게 "결합" 시키는 것이 없다. 산에 가면 미움이 없어진다. 미움이 있을 수가 없다. 산 속에서는 미움이 없어지기 때문에 나와 너 사이에 진실한 인간적 대화가 꽃 핀다.

   

 

(6) 인간의 분수와 한계를 느끼게 한다.
산은 따뜻하게 미소짓는 어머니의 얼굴을 가지는 동시에, 용서와 아량을 모르는 비정한 무서운 얼굴을 나타낸다. 산은 비정하다. 세상에 등산처럼 위험한 것이 없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난데없는 산사태가 일어나고, 짙은 안개가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우리는 산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분별과 능력과 준비가 없이 산을 대하다가는 산한테 희생을 당한다.
자연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의 분수와 "능력의 한계를 준엄하게 인식 시킨다.
 

- 조병욱 박사의 수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