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미난 이야기..

"절색인 소실(小室) 빼앗기

문수산 아래 2011. 10. 29. 06:30

"절색인 소실(小室) 빼앗기 "

 

 

충주목사 한 사람이 이방의 소실이 절색이라는

소문을 듣고 여인을 뺏으려고 수작을 부렸다.

 

"내가 무슨 말이든지 세 번 묻는 말에 대답을 하면

돈 천 냥을 주고 대답을 못하면 네 소실을 내게 주어야 한다."
하면서 묻기 시작했다.

 

"너의 집 사랑방 앞에 서 있는 배나무 가지마다

참새가 앉으면 모두 몇 마리가 되겠느냐?"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하룻밤에 보름달이 몇 리나 가겠느냐?"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내가 지금 앉겠느냐, 서겠느냐?'

 

"그것은 더욱 모르겠습니다. "

 

약속은 약속인지라 이방이 대답을 못했으니

소실을 데려다 줄 수 밖에 없었다.

 

목사가 보니 과연 절색이었다.
"호! 이리로 올라오너라. "

 

그러자 이방의 소실이 대꾸했다.
"올라가는 거야 바쁠 것이 없습니다만

대관절 쇤네의 지아비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 지경이 됐습니까?"

 

 

 

"오냐, 너도 한번 대답해 보겠느냐?

너의 집 배나무에 가지마다 새가 앉으면 모두 몇 마리나 되겠느냐?"

 

"이천 삼백구십한 마리가 되겠습니다. "

 

"어찌 그렇게 자세히 아느냐?"

 

"지난해에 가지마다 배가 열렸는데 모두 따서 새어 보니

꼭 이천 삼백 구십한 개였습니다.

새가 앉더라도 그 이상은 더 못 앉을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보름달이 하룻밤에 몇 리나 가겠느냐?"

 

"구십 리를 갑니다. "

 

"달이 겨우 구십 리밖에 못 간단 말이냐?"

 

"금년 정월 보름날 우리 친정 모친의 부고를 받고

꼭 달뜰 때 걸어서 친정까지 가니 달이 똑 떨어졌습니다.

쇤네와 달이 하룻 밤을 동행했는데 어찌 그걸 모르겠습니까!"

 

"음!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지금 내가 서겠느냐, 앉겠느냐?"

 

그러자 여자가 벌떡 일어서면서 되물었다.

"그럼 나리께선 지금 쇤네가 웃겠습니까, 울겠습니까?"

 

 

 

".......?" -_-;;;

 

이렇게 재치를 발휘한 덕분에 이방은 소실을 빼앗기지 않아도 되었다.